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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서를 위하여

중학교반바지 2011. 8. 6. 21:58

한국만 잘못돼 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개가 몽땅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적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됩니다. 아직 대안을 찾지 못해서 이러고 있지만 자본주의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런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공산주의가 대안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어디 마르크스나, 엥겔스, 레닌이나 모택동뿐이었습니까. 전 세계의 그 많은 젊은이들이 ‘새로운 질서’를 위해 피를 흘리고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그 ‘질서’는 100년도 못 가서 다 무너지고 소련을 비롯하여 강제로 그 품에 안겼던 동구권과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모두 그 품을 박차고 뛰쳐나와 제 살림을 해 보겠다고 아등바등합니다. 중국을 보세요. 천안문에 모택동 초상화를 아직 걸어놓고 있지만 그의 후계자들은 전부 모택동의 노선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용에 있어서는, 중국이야말로 조만간 무질서와 혼란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본주의가 한 때는 참신한 삶의 스타일이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진부하며 답답하고 냄새 납니다. 자본주의로 옳게 질서를 잡은 나라는 없고 대개가 한국처럼 뒤죽박죽입니다. 혼란할 뿐입니다. 17세기 영국의 정치철학자 홉스(Thomas Hobbes)가 책(Leviathan)을 한 권 쓰면서, 인간이란 본디 이기적이고 잔인무도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려는 동물이어서 무정부상태가 될 우려가 있으니, 평화와 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강력한 국가와 군주의 등장이 불가피함을 강조하였습니다. 홉스를 다시 읽으면서, 우리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새로운 질서를 갈망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