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이란 말은 참 듣기 좋아요. 근데 어쩌면 너무 싼 용어여서 별루 신뢰가 가지 않고 그래서 관심도 없어요.”
장진성
많은 사람들이 6월 10일 촛불시위를 걱정했지만 나는 그 날이 촛불이 꺼지는 날이라고 했었다. 그 이유는 연세대에서 만났던 대학생들을 통해 그 결과를 이미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9일 나는 연세대 법학과 강의를 갔었다. 교수님과 식사를 한 후 강의 시간을 기다리며 한 시간 가량 대학 구내를 산책했다.
여기저기서 6.10항쟁 정신과 촛불시위를 독려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이한열 열사의 분향소도 설치돼 있었는데 썰렁한 분위기였다. 밖으로 나오니 수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인지 남자대학생 5명과 여학생들 세 명이 수다를 떠는 모습이 보였다. 슬금슬금 그 쪽으로 다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들었다.
촛불시위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봐선 총학생회 멤버들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촛불시위 나가자며 문자 오는데 짜증난다는 반응들이었다. 나는 말을 건네 보았다. “연세대에서도 촛불시위 설문조사 하는가요?” 무더위에 정장차림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남학생들은 자리에서 일어서기까지 했다. 나는 앉아도 되는가 물어보고 그들 옆에 앉았다.
어떤 남학생이 여학생들을 행해 물었다. “우리 대학도 그거 하는가?” 이렇게 되어 8명의 대학생들과 나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촛불시위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러했다. “우리가 나간다고 등록금 반값이 실현되겠는가?” “우리나라가 자본주의인데 반값 요구한다고 해서 반값이 되겠나?” “반값을 하면 어차피 세금으로 돌아오는데 그건 왜 생각 못하나?” “등록금이 비싸면 대학에 안 다니면 되지 않겠나?”
나는 혹시 당신들은 부잣집 도련님이나 공주들이 아닌가 물었다. 내 말이 기분 좋게 들렸는지 학생들은 웃었다. “부잣집은 무슨” 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여학생이 말했다. “등록금이 비싸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반값은 불가능하잖아요. 정치인들이 먼저 반값이요 뭐요, 하면서 대학생들을 선동해서 그렇지 학자금대출제도, 사실 그것도 큰 거예요. 우리 선배들은 그런 혜택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등록금이 비싸다고 공부를 포기할 순 없잖아요. 뻔히 안 될 것을 시위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반값이란 말은 참 듣기 좋아요. 근데 어쩌면 너무 싼 용어여서 별루 신뢰가 가지 않고 그래서 관심도 없어요.” 나는 속으로 역시 연세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편 선동민주주의가 판을 치는 이 나라에선 논리가 부족하면 좌익이 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나는 이번에 민주당이 아주 잘했다고 본다. 보수 대신 팔 걷고 나서 한나라당을 혼 내준 격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반값 촛불시위는 어쩌면 황우여촛불시위다. 정체성을 포기한 웰빙정당에서 식물정당으로, 지금은 방황정당이 된 한나라당이 영혼이 없는데다 머리까지 나빠서 끝내 저질러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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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머2011-06-15 오전 12:32
아...이거슨 약간 아닌듯...
니콜라이2세2011-06-13 오후 3:17
어쩌면 제 생각과 똑 같을까요 ? 같은 물을 먹어서 그런가 ???
역시 제 후배들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남아2011-06-13 오후 3:15
한국 대학의 반은 없어져야하고 학교 재정을 좀먹는 운동권들의 학교장악이 사라져야한다.지방대학 나요면 취직도 못한다고 불평하는데 그런 대학들이 건재한 이유가 뭔가.순전히 공부도 안하고 간판만 따려는 엉터리 학생들 때문이 아닌가.그런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학자금 대출도 끊어야한다.실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대학은 학생들이 외면하여 망해야한다.
화무적2011-06-13 오후 2:59
지방은 취업자리가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대학 졸업자가 너무 많다보니 선호하는 취업자리도 대기업이나 펜굴리는 편한곳만 선호하여 어려운 일 하기 싫어하는 젊은 실업자가 많겠지요.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 못하는 실업자 신세인데, 꼭 대학을 나와야 사람대접 하는 사회풍토도 문제겠지요
정청원2011-06-13 오전 4:39
장진성님! 조국을 위한 애국활동 많은 사람들이 잘 보고 있습니다. 자유대한민국이라고 해서 와보니 여기도 문제가 있지요? 이 문제는 마음만 먹으면 해결하기 쉬운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에 헛된 이념론쟁이 사라지는 날까지 많은 활동을 기대합니다.
의미심장2011-06-12 오후 11:51
필자 양반 북한에서 넘어와 자본주의 찬양질이나 하는 뉴데일리 언론사 들어가 밥벌어 먹고 사니 눈에 뵈는 게 없어졌구만.
부산3862011-06-12 오후 7:46
한국의 대학등록금문제의 바탕에는 83%라는 세계최고의 대학진학율과, 그 83%가 고등학교 졸업시점부터 서울로 꾸역꾸역 모여드는 수도권과밀화가 그 바탕이 되고 있다. 대학을 줄이고 정원을 줄이면 현재의 재원만으로도 충분히 대학 지원이 가능하고, 수도권집중을 줄이면 집에서 대학다닐 수 있으면 등록금외에 먹고자는 비용은 안들테니 그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대학갈 필요도 없는 애들이 대학에 가고 집에서도 다닐 수 있는 대학 놔두고 굳이 서울로 유학을 가니 이중 삼중으로 비용이 드는 거다. 이런 비용도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낭비고 비용이다. 대학도 집에서 다니고, 기업도 전부 전국으로 흩어져야 한다. 그것이 필요없는 낭비를 없애고, 정경유착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안보상으로도 김정일의 도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길이다.
hdh02042011-06-12 오후 4:36
황우여는 개념이 없는 사람 같읍니다...당 대표의 표정좀 보세요? 좀 묵직 해야지...항상 함박웃음.. 불필요한 웃움은 자기의 부족함과 실수를 감추려는 뜻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