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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이번 선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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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8

이번 선거는 국정평가의 결과라고 잘라서 말한 사람이 있다. 이번 선거란 지난 10월 26일에 실시된 재선거를 뜻하는 것이고 그 선거의 결과는 많은 국민이 예상했듯이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4지역에서 실시된 이 선거에서 여당의 후보는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하여 국민 앞에 매우 부끄러운 꼴을 들어내게 된 셈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놓고 국정평가라고 단정한 사람은 여당의 두목 격이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노무현 씨 자신이다. 그 한마디만 가지고 평가한다면 노 씨는 생각이 올바른 사람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이 올바른 사람이면 행동도 올바르게 해야 되는 것 아닌가. 몸에는 베옷을 감고 머리에는 재를 이고 “과인이 덕이 부족하여”라며 하늘과 백성을 향해 사죄할 뜻을 밝히는 듯 하였지만 곧 이어 그는 “우리당은 동요하지 말고 정기국회에 전념해 달라”고 밝혔다고 하니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 그런 넋두리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선거에 완전히 패배한 사실을 노 씨와 여당의 국정운영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라고 진정 느낀다면 곧 이어 무슨 과감한 행동이 뒤따라야 할 것이 아닌가. 진실이 없고 알맹이가 없다. 오히려 “이번 선거의 참패의 원인은 나에게 있는 것도 아니다. 당에 있는 것도 아니다. 국정운영이 잘못되어서도 아니다. 다만 여당 후보들이 못났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생겼다”라고 한마디 했으면 오히려 나을 뻔하였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