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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을 보내면서

2011/08/13(토) -이명박 대통령을 보내면서- (1200)

18대 대통령선거는 2012년 12월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17대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1년 몇 개월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임기만료를 눈앞에 두고 엄청나게 큰일을 해치운 대통령은 동에도 서에도 없었으므로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아무런 기대도 걸 수 없고, 좀 이르다는 느낌은 들지만 감히 작별의 인사를 고하는 바입니다.

이 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1200번째 글입니다. 처음 이 붓을 들던 때에는, “우리가 세운 대통령이 아니냐. 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지도자가 되어 남북통일의 위업도 다 성취하고 당당하게 물러나는 그런 멋진 대통령이 되게 하자.” - 그런 꿈이 있어서 시작한 ‘이명박 대통령에게’이었으나, 내 말에는 귀를 기울일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는 꽤 오래 됩니다.

취임하고 100일이 새로 탄생하는 어느 정권에 있어서나 가장 소중한 시기이니 “‘구악을 일소’하는 일에, 새로운 꿈을 국민의 가슴에 심어주는 일에, 과감하게 앞장서십시오”라고 희망에 가득한 권면을 하였으나 소귀에 대고 경을 읽는 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를 포섭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을 확실하게 잡고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의회정치를 해야 하는 나라이니 국회에 대한 올바른 영향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 그런 말도 모두 ‘말 귀에 동풍’ - 한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정말 면목 없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제 국가의 질서는 무너지고 경제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누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계속 글을 올리겠습니까.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을 위기에 몰아넣고, 17대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짐을 싸는 중입니까. 청와대에 새 주인이 들어오면, ‘BBK 사건에 혐의 없음’이 ‘BBK 사건에 혐의 있음’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으스대던 한심한 인간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일을 일단은 염려하셔야 합니다. 어쩌다 대한민국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떠나게 되셨습니까. 오호통재, 오호통재!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