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토론’이라는 걸 시청했다. 노 대통령은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도 있다며 연정을 제안했는데, 연정이 주제였다. 그 토론을 시청한 결과, ‘연정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유시민 의원은 말했다. 나도 한나라당과 연정하는 것은 싫다. 그렇지만 노 대통령의 순수하고 깊은 뜻을 받들어 연정을 지지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어떤 정당이냐? 민정당 후예 정당이다. 나는 정형근 의원 같은 사람하고 얼굴 마주치기 싫다…
조기숙 수석은 말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미국식 정치제도를 선호하는데 미국의 좋은 것만 취하려 한다. 미국이 소선구제를 하고 있지만 ‘당 대표 제도’ 같은 것은 없다. 막말하는 대변인도 없다…
이런 건 욕설이 아니냐? 더구나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하겠다고 하는 판국에 이게 할 수 있는 소리냐?
한나라당의 김문수 의원은 ‘대통령께서 경제와 민생에 올인하라는 민심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는 기조로 의견을 피력했으며, 민노당의 노회찬 의원은 특유의 비꼼이 있었지만 만담형식으로 재미있게 말하려 했으며, 민주당의 이낙연 의원은 차분하고 신사적인 태도로 토론에 임했다고 본다.
미국에 막말하는 대변인이 없다고? 미국에… 대통령 못해먹겠다,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 있다, 경쟁자가 6%라고 하니 약이 올라서 7%라고 했다, 라는 식의 막말을 하는 대통령이 있었나? 토론에 참여하지도 않은 상대당의 대변인에 대한 개인 감정을 그렇게 빈정거리면서 표현하는 자세는 아주 유치한 저질이라는 기본적인 사실도 조기숙 홍보수석은 몰랐던 모양이다. 열린당 대변인은 막말을 하지 않나? 청와대 비서관은 야당 대표를 향해 저질 막말을 하지 않나? 얼마 전에는 청와대 게시판이 야당 대표의 인격을 완전히 짓밟는 성적 패러디로 발광하지 않았나? 미국 백악관 게시판이 야당을 그렇게 까는 경우가 있었나?
그리고, 유시민씨는 한나라당이 민정당 후예당이라고 했는데, 공개토론에서 상대 당을 그렇게 빈정거리는 단정으로 욕하는 자세는 누구에게 배웠나? 노빠가 그렇게 가르쳤나? 지금 한나라당에 민정계가 10명이라도 있나? 민정계와 대결하는 입장에 있었다고 할 수 있는 김문수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공천심사를 하면서 걸러내는 작업을 한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과거의 어떤 흔적을 극대화하여 그렇게 낙인찍는 게 정당하다면, “유시민 의원은 대학시절에 서울대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생사람을 잡는 고문을 하고, 그걸 가지고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뻥을 친 사기꾼이다”라는 평가가 지극히 정당해질 것이다. 유시민식 논리를 열린당에 적용하면, ‘박정희의 새마을운동은 장기집권 수단이고, 김일성의 천리마운동은 북한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논리에 동조하는 열린당은 무슨 후예당이라고 해야 하나?
한마디로 ‘노무현 대통령은 거룩하시고 지당하십니다’라고 강력하게 외치는 유시민 열린당 의원과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토론방식은 아주 천박했다. 좀 극단적으로 정리하면 유 의원과 조 수석은 ‘노 대통령은 거룩하신데, 한나라당은 X새끼다!’는 태도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런데, 연정은 무슨 X의 연정인가? 집어 치워라!
박근혜 대표님! 연정에 절대로 응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노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의 진정성이 있다 할지라도 노 대통령을 가장 잘 안다는 인간들, 저 천박한 인간들 때문에라도 연정을 하면 아니 되겠습니다. 저 인간들은 앞에서 권력을 준다는 미끼를 던진 다음, 나중에 뒤통수를 칠 인간들입니다. 저 인간들의 눈빛, 저 인간들의 인간성을 잘 헤아리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