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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가 아직 살아 있다면

2005.08.30

최근 TV에서 친일파 명단을 1차 발표하면서 박정희대통령의 이름과 사진을 크게 비쳐준 바 있다. 그가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의 교사로 있다가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거쳐 소위로 임관되었고 뒤에 중위로 승진하였다가 해방을 맞았다는 사실을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본 군대에 있었던 장교들 중에서 반민족행위규명특별위원회가 처음에 문제 삼고저 했던 것은 해방 당시의 계급이 일본군 중좌(중령)이상이었는데 열린우리당이 들어서면서 일군 소위이상을 그 명단에 넣었다고 했을 때 왜 그렇게 바꾸었냐고 무슨 모임에서 내가 물은 적이 있다. 이를 주장하던 자들의 답변은 간단하였다. “중령이상을 명단에 올리자니 수가 몇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느꼈다.

18년 동안 박정희 중위는 명실공이 한국을 철권을 들고 통치하였다. 인권침해사례는 많이 있었지만 이 나라의 경제를 크게 일으켰기 때문에 해방 후의 정치지도자들 가운데에서 제1인자라는 평이 자자한 작금의 상황을 감안할 때 감개가 무량하다고 하겠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가 살고 있는 또는 살고 간 그 시대에는 불가능한 것이다. 박정희는 민족반역자이니 절대 한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그가 살아 있었을 때 주장했어야지. 아, 얼마나 비겁한 행위인가. 이제 무덤을 파헤쳐서 어쩌자는 것이냐.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