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KBS 토론회에 대통령이 입장할 때 나는 순간적으로 젊은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해 존경심은 없드라도 적어도 그를 편견이 없이 바라다보고 그의 말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내자신이 되었는가하고 반문했다. 지난 2년 동안 그를 비판하고 그가 싫어하는 조 중 동만 읽고 생각한 내가 그에 대해 너무 편협한 것은 아닌가 그래도 한때 그를 찍었고, 노사모에도 기웃거렸던 내가 아닌가 하며 마음을 고쳐보려 노력했다. 그렇게 감정이입을 하다보니 그가 자랑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그의 씩씩함이 위로가 되기도 했다.
나는 의식적으로 그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 눈을 감고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편견없이 그의 말만을 듣기도 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한참을 멍하니 창 밖을 보며 전체적인 느낌이 내안에서 정리되길 기다렸다. 첫번 째로 떠오른 말이 "참 똑독하다"였다. 하기사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고 대통령이 된 사람이니 똑똑하겠지. 근데 대통령인 사람의 느낌이 똑똑하다란 이미지로 포장되어있다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한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람이 이미지가 똑똑해보인다는 것은 그가 그렇게 연출하지 않았다면 드러나 보일 수 없는 덕목이기에 그의 열등감에 대한 포장이 아니라면 드러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제 자신을 변호하고 정당화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70% 국민의 고통을 위로하거나 그들의 논리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다 볼 여유를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의 덕목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알지만 70%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결국 그 숫자가 잘못된 역사의식, 잘못된 언론으로 인해 그 쪽에 있다는 식으로 자신 만을 강변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행적이 소수파였지만 항상 옳았기 때문에 지금 대통령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더 위험한 의식은 거침없이 끌어다 붙이는 역사의식이었다. 백성은 옳았지만 그들이 옳은 길을 선택하는데는 수백년 수십년이 걸렸다. 항상 옳은 것이 아니다. 마지막에 옳은 쪽으로 합류해서 옳다는 것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백성은 아무리 많아도 잘못된 의식에 사로잡혀 틀린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틀릴 확율보다 백성이 틀릴 확율이 높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연정을 이야기하면서, 권력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는 말을 하면서 형식논리에 빠져 위헌 만을 앞세우지 말라는 이야기도 했다. 순간 노무현대통령은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무슨 선각자인듯 보였다. 우매한 백성이 준 것이긴 하지만 백성이 준 권력을 자기것 인양 누구에게 준다 안준다 말하는 것에서 헌법이 중요한게 아니라는듯 초월적 진리를 설파하는 사이비종교 교주같아 보였다. 아, 아무리 잘 봐줄려고해도 한나라의 대통령으로는 경박하고 옹색해서 두눈뜨고는 봐줄 수가 없었다.
97년 대선자금에 대한 조사나 과거사에 대한 조사를 이야기할 때 그는 시효를 이야기했다. 시효가 다 끝났고, 특히 과거사 부분은 해당자가 대부분 사망한 경우라고 했다. 과거사나 97년 대선자금의 시효는 전문집단에서 판단하면 될일이지 굳이 대통령이 나설 일도 아니다. 또 과거사에 대한 문제도 현재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 놓고 준비 중인데 자꾸 불을 지펴내니 그 이유를 의아해 한다. 어찌 과거사 문제가 화해 만을 위한 것이라고 국민이 믿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연정 또한 아무런 음모가 없다 거듭 말했다. 근데 왜 국민은 믿지 못하는가 말이다. 지금 그는 자신의 허위의식 속으로 국민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