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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책임인데

누구 책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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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2

병원 파업으로 제 때에 수술을 받지 못해 장애가 생긴 어린아이에게 병원 측이 5억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대구지법에서 나왔다고 한다. 노조의 파업 때문에 병원이 겪어야했던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텐데 그 파업으로 생긴 의료상의 불상사를 놓고 그 책임을 전적으로 병원에게 돌리는 판결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파업을 강행한 노조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고 병원 당국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 병원을 경영하겠다는 사람은 나올 것 같지가 않다. 노조에 속한 병원 종업원들이 파업을 하여 환자에게 엄청난 불행을 가져다 준 이 일에 대하여 그 책임이 노조에게 있지 않고 병원 당국에 있다는 판결은 우리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이 판결을 불행하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우선 파업으로 인하여 야기된 환자들의 피해에 대하여 그 책임을 전적으로 노조가 지도록 한다면 병원노조는 파업에 앞서 심사숙고 할 수밖에 없을 터인데 책임의 소재를 완전히 뒤바꾸어 병원에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 병원은 경영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구의 어떤 병원에 그런 불상사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의 노조나 학교의 노조는 파업만은 할 수 없다는 원칙이 확립되어야만 될 것 같다. 기업체에서 노조가 파업을 하면 기업주가 골탕을 먹지만 병원이나 학교의 노조가 파업을 하면 환자와 학생이 골탕을 먹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김동길
www.kimdonggill.com